대체 우유, 그 새로운 시대의 시작
우유 한 잔을 마실 때, 우리는 보통 소젖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낯선 존재가 자리하고 있었다. 오트밀크. 몇 주 동안 유통기한을 확인하며 마셔볼까 고민했지만, 내 손은 쉽게 가지 않았다. 블랙커피를 즐겨 마시며, 스무디도 기성품을 선호하는 내게는 익숙지 않은 선택지였다. 결국 며칠이 지나, 유통기한에 쫓기듯 싱크대로 흘려보냈다. 그게 오트밀크와의 첫 만남이었다.
하지만 운명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어느 날, 커피숍에서 별생각 없이 오트밀크가 들어간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기대 없이 한 모금. 그런데 이게 웬걸?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감쌌다. "이거, 나쁘지 않네?" 마치 《초록 달걀과 햄》 속 주인공처럼, 나는 그날 이후 오트밀크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대체 우유, 열풍이 되다
혹시 기억하는가? 2018년 오트밀크 대란을. 스웨덴의 한 브랜드 "Oatly!"가 시장을 뒤흔들었고, 커피숍들은 서로 경쟁하며 물량을 확보하려 했다. "우리는 Oatly 있어요!"라는 문구가 커피숍 앞을 장식하던 시절이었다.
이 열풍은 그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었다.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대체 우유 시장은 무려 300% 성장하며, 두유를 넘어서 아몬드 우유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지금, 대체 우유 시장은 2028년까지 무려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있다.
왜 사람들은 대체 우유를 찾을까?
사람들은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대체 우유의 인기는 몇 가지 요인에 의해 탄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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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한 선택
- 유당 불내증을 겪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65% 이상의 인구가 유당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연구도 있다.
- 성장 호르몬과 항생제가 포함된 일반 우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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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
- 우유 생산은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반면 귀리나 아몬드 등의 식물성 우유는 환경 부담이 적다.
- 지속 가능한 소비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식물성 제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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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문화의 변화
- 카페라떼 한 잔을 시켜도, 이제는 "우유를 어떤 걸로 할까요?"라는 질문을 받는 시대다.
- 오트밀크, 아몬드밀크, 코코넛밀크 등 다양한 우유가 기본 옵션이 되었다.
대체 우유의 다양한 모습
대체 우유의 종류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 두유: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대체 우유지만, 최근에는 인기가 조금 시들해졌다.
- 아몬드 밀크: 고소한 맛과 낮은 칼로리 덕분에 많은 이들이 찾는다.
- 코코넛 밀크: 크리미한 질감이 특징으로, 요리나 베이킹에 자주 사용된다.
- 오트밀크: 부드럽고 고소하면서 커피와의 궁합이 훌륭해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캐슈·헤이즐넛·마카다미아 밀크: 새로운 선택지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으며, 각 브랜드마다 특별한 개성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의 선택, 그리고 변화
한때 우리가 ‘우유’라고 부르던 것은 이제 단순한 한 가지 종류가 아니다. 다양한 선택지가 등장하며, 사람들은 더 나은 맛과 건강, 그리고 환경을 고려하며 움직이고 있다.
과거의 나는 오트밀크를 컵에 따르면서 망설였지만, 이제는 카페에서 먼저 찾게 되는 날이 왔다. 세상이 변하고, 소비자의 인식도 함께 변하고 있다.
그러니, 다음에 커피숍에 가서 한 번쯤 물어보자.
"오늘은 어떤 우유로 마셔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