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더 크리틱 샤르도네 & 카베르네 소비뇽 리뷰 – 나파 밸리의 도전
와인 한 잔을 앞에 두고, 우리는 종종 기대에 차오른다. 이 한 모금이 하루의 끝을 위로해 줄지, 혹은 실망과 아쉬움을 남길지. 오늘 소개할 와인은 '더 크리틱(The Critic)'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그 이름처럼 우리 같은 평론가들의 엄격한 평가를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뜻일까?
더 크리틱: 도전자의 와인
뉴저지에 기반을 둔 수입업체 Opici Wine & Spirits에서 출시한 '더 크리틱' 시리즈는 나파 밸리産 와인을 한 병에 $20 이하로 판매하고 있다. 나파 밸리 와인 하면 고급스러움과 깊은 풍미를 떠올리게 되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서 과연 이 와인은 어떤 인상을 남길까?
2020 더 크리틱 샤르도네 (The Critic Chardonnay, Napa Valley)
한 모금 머금는 순간, 오크 향이 강하게 퍼진다. 약간은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랄까.
🍋 레몬 껍질의 씁쓸함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바닐라의 단맛이 충돌하는 듯하다. 마치 샤르도네를 레몬 머랭 파이처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지만, 방향 설정부터 아쉬움이 느껴진다. 피니시에서는 너무 진한 오크 향이 입안을 감싸며, 가벼움보다는 묵직한 잔향을 남긴다.
👉 평점: C- / $20
👉 추천 대상: 오크 향이 가득한 ‘올드 스쿨’ 샤르도네를 좋아한다면 한 번 시도해 볼 만하다. 하지만 신선하고 균형 잡힌 샤르도네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2020 더 크리틱 카베르네 소비뇽 (The Critic Cabernet Sauvignon, Napa Valley)
이 와인은 90% 카베르네 소비뇽, 10% 메를로 블렌드다. 한 모금 머금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과하게 달콤한 과실 향, 특히 라즈베리 잼 같은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단맛보다는 설탕이 더해진 인공적인 감미가 입안을 지배한다.
🥃 바닐라 향과 오크의 조합 역시 부조화스럽게 떠돌고, 마무리는 예상보다 끈적하고 무거운 질감을 남긴다. 전체적으로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인상이 강하다. 나파 밸리의 카베르네 특유의 우아함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는 선택이다.
👉 평점: D+ / $20
👉 추천 대상: 진한 과일 향과 달콤한 캐릭터를 선호하는 사람, 혹은 부담 없이 캐주얼하게 마실 가성비 와인을 찾는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하지만 정교하고 깊이 있는 카베르네를 찾는다면 피하는 것이 좋겠다.
전체적인 평가: 가격이 전부가 아니다
'더 크리틱' 시리즈는 저렴한 가격과 나파 밸리산 포도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퀄리티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와인이다. 물론, 일부 와인 애호가들은 부드럽고 달콤한 스타일의 샤르도네와 카베르네를 선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깊이감과 균형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 그러면 이 와인을 마셔야 할까?
✔ 만약 나파 밸리산 와인을 가성비로 경험해 보고 싶다면 시도해볼 수도 있다.
✔ 하지만 깔끔하고 정교한 맛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예산을 들여 다른 대안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처럼 와인은 단순히 브랜드, 지역명만 보고 선택할 수 없는 법이다. 때로는 이름값보다 실제 맛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