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드녹 위스키 리뷰: 비나야부터 14년 숙성까지, 깊은 풍미의 탐험

블라드녹 위스키 리뷰: 비나야, 11년, 그리고 14년

깊이 있는 풍미와 향,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

위스키라는 것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시간이 깃든 예술품이며, 한 잔 속에 담긴 긴 여정이다.

오늘은 블라드녹(Bladnoch)의 세 가지 위스키를 만나보려 한다.
비나야(Vinaya), 11년 숙성, 그리고 14년 숙성.
각각의 위스키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블라드녹 비나야 (Bladnoch Vinaya)

비나야(Vinaya)는 산스크리트어로 '존경'과 '감사'를 뜻한다고 한다.
이름에서부터 위스키를 양조한 장인들의 철학이 묻어난다.

엑스-버번(Ex-Bourbon)과 쉐리(Sherry) 캐스크에서 숙성된 이 위스키는
첫 향에서는 다소 거칠고 술기가 느껴지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오렌지 껍질, 녹색 사과, 누가(nougat)와 같은 향이 퍼진다.

입 안에서 펼쳐지는 맛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바닐라, 꿀, 그리고 은은한 밀크 초콜릿이 조화를 이룬다.
마무리는 살짝 묵직한 삼베(burlap) 느낌을 주며 여운을 남긴다.

평점: B+
💰 가격: 약 46달러


블라드녹 11년 숙성 (Bladnoch 11 Years Old, 2021)

100% 엑스-버번 캐스크 숙성.
이는 곧, 오크의 진한 풍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첫 향에서는 토스트된 나무와 참깨의 고소함이 올라온다.
그러나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마치 주머니 속에서 몇 년간 머물러 있던 버터스카치 캔디처럼
묘하게 달콤하면서도 낡은 듯한 냄새가 난다.

입에 머금었을 때 첫 느낌은 강렬하다.
이번에도 버터스카치의 달콤함이 있지만,
어딘가 풀 향기와 딜(dill)이 섞인 듯한 마무리.
조금은 아쉽다.
균형감이 다소 부족하고, 마지막에는 급격히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평점: B-
💰 가격: 약 65달러


블라드녹 14년 숙성 (Bladnoch 14 Years Old, 2021)

올로로소 쉐리(Oloroso Sherry) 캐스크에서 숙성된 14년산.
쉐리 숙성 위스키는 묵직한 바디감과 진한 과일향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위스키는 예상과는 조금 다르다.
첫 향에서 놀라운 스모키한 느낌이 퍼진다.
블라드녹이 피트(peat)를 사용하는 브랜드가 아니기에 상당히 예상 밖.
오래된 가구에서 날 법한 기름진 나무 냄새,
잘 숙성된 건포도와 말린 자두의 진한 향이 이어진다.

입 안에서는 더욱 강렬한 개성이 드러난다.
쉐리 캐스크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 듯한 느낌.
산화된 와인의 강렬한 존재감이 위스키를 압도한다.
마치 올로로소보다는 아몬틸라도(Amontillado)를 떠올리게 하는 맛.

마지막까지 남는 건, 강한 떫은 감과 가죽 같은 무게감이다.
쉐리 숙성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평점: B-
💰 가격: 약 110달러


세 가지 블라드녹 위스키, 선택은?

오늘 시음한 블라드녹의 세 가지 제품은 각각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 만약 대중적인 밸런스를 원한다면?
👉 비나야(Vinaya)
깔끔하고 단맛이 도드라지는 매력적인 위스키다.

💡 좀 더 무거운 오크 향을 즐긴다면?
👉 11년 숙성
균형감이 다소 불안정했지만, 나무 향과 바닐라의 조화가 나쁘지 않다.

💡 강렬한 쉐리 위스키의 매력을 원한다면?
👉 14년 숙성
하지만 쉐리 캐스크 특유의 강한 산미와 무게감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위스키, 한 잔의 이야기

위스키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한 잔의 이야기다.

오늘 마신 블라드녹의 위스키에도
각각의 색깔이 존재했고,
그것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이 나만의 새로운 이야기가 되길 바라며.

🥃 건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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