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을 깨우는 한 잔, 뉴리프 몰티드 라이 셰리 피니시의 여운

🥃 작은 배럴에서 피어난 깊은 울림
— New Riff Malted Rye Sherry Finish, 위스키의 새로운 ‘결’

무언가 특별한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다.
마치 내가 잠깐 외면하고 지냈던 열정이나, 놓아버린 꿈 한 자락을 다시 꺼내어 보는 것처럼.
그럴 때,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난 조용한 시간.
잊고 있던 감각을 깨우는 한 잔이 필요했다.

📍 그리고 나는 오늘, 이 위스키를 만났다.
New Riff Malted Rye Sherry Finish.


🕰 “시간이 담긴 유리병을 연 듯한 순간”

이 위스키는 단지 ‘마시는 술’이 아니었다.
시간의 결을 따라 천천히 걸어온 증류소의 역사와 장인의 손길이 조심스럽게 병 속에 담겨 있었다.
그 시작은 2014년.
New Riff 증류소에서 처음 만들어진 100% 몰티드(기름기 없이 싹 틔운) 호밀이 5년을 넘는 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스페인에서 공수한 셰리 캐스크(53갤런짜리 올로로소, 페드로 히메네스 통)에 또 한 해 머물며
설탕처럼 달콤하고 진한 과실의 색으로 물들어갔다.

그리고 2022년, 드디어 세상에 그 풍미를 드러낸 것이다.


🌰 첫 아로마는 마치 가을 저녁, 책장 앞에 앉아 묵은 편지를 꺼내는 듯했다.
어둡고 진한 베리류 향기와 함께, 생아몬드 페이스트 같은 고소한 깊이가 퍼져나간다.
시나몬 스틱, 토스티 바닐라, 가볍게 구운 목재의 잔향도 따라오며,
이 위스키가 왜 ‘쉬운 술’이 아니란 걸 말없이 증명했다.


🍓 그리고 한 모금.
나는 마치 오래된 프렌치 비스트로의 후미진 좌석에서,
블랙베리 콥블러와 라즈베리 캔디가 한 접시에 놓인 듯한 착각에 빠졌다.
훈연된 과일, 붉은 와인의 끈적임, 그 속에서 퍼져나오는 클로브, 블랙페퍼.
중반부를 지나며 입안 전체에 따뜻하게 스며드는 체리 주스,
그리고 입술 끝을 맴도는 가벼운 담배의 쌉쌀함.

차분하고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무엇 하나 과하지 않다.


💭 나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삶도 이 위스키 같으면 좋겠다고.

한 번에 다 보여주지 않고,
천천히 향이 열리며, 깊은 맛이 남는 인생.
어느 날은 목 넘김이 따갑고, 또 어떤 날은 달콤한 후향만이 가득한 그런.

바쁜 일상 속에서 강렬하게 취하는 위스키도 있지만,
요즘처럼 흔들리는 날, 보듬어주는 한 잔은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 참고로 이 병은 한정판이었다.
New Riff 위스키 클럽과 일부 리테일러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가격은 65달러. 한 잔으로 치자면 비싸기도, 싸기도 하지 않지만 —
이 경험은 분명 그 가치를 훨씬 넘어선다.


📌 기억하고 싶은 몇 가지

  • Proof(도수): 112.7
  • 숙성 베이스: 5년 몰티드 호밀 + 셰리 캐스크 마무리 숙성
  • 사용된 캐스크 수: 올로로소 12개 + 페드로 히메네스 3개
  • 향: 다크베리, 시나몬, 아몬드페이스트
  • 맛: 블랙베리 콥블러, 라즈베리 캔디, 클로브, 체리 주스, 담배

🌄 ‘여명’처럼 다가오는 위스키 한 잔

밤과 아침의 경계, 그 매우 고요한 시간에 이 위스키를 마신다는 건
나를 한 번 더 되돌아보게 만드는 의식(ritual) 같았다.

소리 없이 스며드는 인생의 새벽처럼.
New Riff 그 이름처럼, 늘 새로운 흐름(New Riff)을 추구하는 이 증류소가
우리에게 던진 이 특별한 음료는 단순한 상업상품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 예술처럼 스며들어 버렸다.

📖 끝으로, 이 위스키가 남긴 한 문장을 기록해두고 싶다.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가지만, 잔속에 머무는 향은 나의 오늘을 기억하게 한다."

🥃 오늘, 나에게 한 잔의 여명이 필요했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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